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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를 펼쳤다가 관계사가 줄줄이 나오는 문장을 만난 순간, 혹시 멘붕이 온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영어회화 공부를 하면서 원서 읽기를 병행했는데, 관계사가 한 문장에 두세 개씩 겹쳐 나오면 그냥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고민하다가 깨달았습니다. 해석하는 방법 자체가 틀렸던 것이었습니다.
왜 관계사 앞에서 자꾸 멈추게 될까요
영어를 배울 때 관계사가 나오면 습관처럼 괄호를 치고 화살표를 날리며 선행사를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접근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선행사(antecedent)란 관계사 바로 앞에 나오는 명사, 즉 관계사가 꾸며주는 대상을 가리킵니다. 이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문제는 이 습관이 문장이 조금만 길어지면 해석의 흐름을 완전히 끊어버린다는 점입니다.
저도 영어회화 초중급 시절에 관계대명사(relative pronoun)가 나올 때마다 문장을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관계대명사란 접속사와 대명사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단어로, who·which·that 같은 녀석들이 대표적입니다. 머릿속에서 뭔가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정작 문장의 뜻은 잘 안 잡히는 그 답답함, 공감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계부사(relative adverb)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관계부사란 where·when·why·how처럼 접속사와 부사의 역할을 한꺼번에 하는 단어입니다. 관계대명사 뒤에는 불완전한 문장, 관계부사 뒤에는 완전한 문장이라는 공식을 외우고 있어도, 막상 긴 문장에서는 그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어법 문제를 풀기 위한 지식과, 실제로 문장을 읽어나가는 독해력은 전혀 다른 근육을 쓰기 때문입니다.
- 괄호+화살표 방식은 관계사가 한 문장에 하나일 때는 버틸 수 있지만, 두 개 이상 겹치면 해석이 엉킵니다
- 어법 공식 암기와 실전 독해력은 별개로 훈련해야 합니다
- 원어민들은 관계사를 만날 때 멈추지 않고 정보를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누적하며 읽습니다
관계사는 사실 '귀찮아서' 만들어진 녀석입니다
관계사가 왜 존재하는지를 이해하면, 해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이미 언급한 말을 반복하는 걸 극도로 꺼리는 것, 그게 인간 언어의 공통된 특징입니다. 한국어든 영어든 예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This is a man. And he is brave."라는 두 문장을 보면, 'and'와 'he'가 반복처럼 느껴져서 한 단어로 퉁치고 싶어집니다. 그 결과가 바로 "This is a man who is brave."입니다. 즉 관계대명사 who는 접속사 역할의 'and'와 대명사 역할의 'he'를 한꺼번에 담은 단어입니다. 언어의 효율성 원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입니다.
관계부사도 똑같은 원리로 탄생했습니다. "This is a place. And I was born there."에서 'and there'를 한 단어로 줄인 것이 바로 where입니다. 관계부사란 접속사와 부사를 하나로 합쳐 문장의 군더더기를 없앤 장치입니다. 이렇게 보면 관계사는 수식을 위한 문법 장치가 아니라, 부연 설명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한 연결고리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이 설명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문법 규칙으로만 외웠던 것들이 사실은 언어의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나온 것이었으니까요. 이 관점을 이해하고 나니, 관계사를 보는 눈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멈추지 않게 됐습니다.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관계사 해석 연습법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관계사 앞에서 일단 멈추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This is the man"까지 읽고, 관계사 who를 만나는 순간 '근데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이냐면' 하고 속으로 연결하면서 바로 뒤 내용을 이어 받으면 됩니다.
조금 더 정확한 뉘앙스를 살리고 싶다면, 선행사를 관계사 자리에 대입해서 직진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This is the school which I usually eat."라는 문장에서 which 자리에 school을 넣으면 "학교를 제가 주로 먹는다"가 되어 말이 안 됩니다. 반면 where을 쓰면 "그 학교에서 제가 주로 식사한다"가 되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렇게 해석의 자연스러움으로 어법 문제까지 풀어낼 수 있습니다.
전치사+관계대명사 구조도 마찬가지입니다. "in which"가 나오든, "at which"가 나오든, 선행사를 그 자리에 넣고 전치사의 뉘앙스를 살려서 읽으면 됩니다. 'in the school'이면 학교 안에서, 'at the school'이면 학교 곁에서, 이렇게 전치사 하나만 바꿔도 뉘앙스가 달라집니다. 제 경험상 이 연습을 영어원서 읽기와 병행했을 때 독해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실제로 영어 학습 연구에서도 의미 중심의 읽기(meaning-focused reading)가 문법 중심 접근보다 장기적인 독해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습니다(출처: Cambridge ELT Research). 정보를 왔다 갔다 하며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부터 차곡차곡 누적하며 한 번에 읽어나가는 훈련이 진짜 독해력을 만들어 줍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언어 학습에서 문맥 이해 중심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출처: 국립국어원), 이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 학습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 관계사 앞에서 멈추지 말고, '근데 그게 뭐냐면'으로 속으로 연결하며 바로 이어 읽습니다
- 선행사를 관계사 자리에 대입해 직진으로 해석하면 어법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 전치사+관계대명사 구조도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하되, 전치사의 뉘앙스를 살려 읽습니다
- 정보 누적 읽기 훈련은 영어원서 읽기와 병행할 때 더 빠른 효과를 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어회화 공부하는데 굳이 관계사 해석까지 알아야 하나요?
A. 회화만을 목표로 한다면 당장은 필요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원서나 드라마,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 영어 노출을 늘릴수록 관계사가 포함된 문장은 피할 수 없습니다. 관계사 해석이 자연스러워지면 듣기와 읽기 속도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회화 실력에도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Q. 관계대명사 which랑 관계부사 where 구분이 너무 헷갈려요. 쉽게 구분하는 방법이 있나요?
A. 선행사를 관계사 자리에 넣어서 해석해 보시면 됩니다. "학교를 내가 밥을 먹는다"처럼 말이 안 되면 which가 틀린 것이고, "학교에서 내가 밥을 먹는다"처럼 자연스러우면 where이 맞습니다. 공식을 외우기보다 해석의 자연스러움으로 판단하는 습관이 실전에서 훨씬 빠르게 작동합니다.
Q. 영어원서 읽기를 처음 시작하는데 관계사가 많이 나오는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A. 처음에는 무리하게 분석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관계사가 나오면 '근데 그게 뭐냐면' 하고 속으로 한 박자 연결하면서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 나가는 연습을 해 보세요. 처음에는 느리더라도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문장 길이에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는 독해력이 만들어집니다.
Q. 전치사+관계대명사 구조는 어떻게 해석하면 되나요?
A. in which·at which·under which처럼 전치사가 앞에 붙는 구조도 기본 원리는 동일합니다. 선행사를 관계사 자리에 대입하되, 앞에 붙은 전치사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려서 읽으시면 됩니다. 전치사 하나가 바뀌면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전치사의 기본 의미를 잘 익혀두면 이 구조에서도 자연스러운 해석이 가능합니다.
결론
저는 영어회화를 공부하면서 원서 읽기를 병행했고, 그 과정에서 관계사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무리 단어를 많이 알아도 문장이 머릿속에서 뭉개진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괄호를 치고 화살표를 날리는 방식을 버리고, 앞에서부터 정보를 차곡차곡 누적하는 방식으로 바꾼 뒤부터 원서 읽기가 조금씩 즐거워졌습니다.
영어 공부에는 정답이 하나가 아닙니다. 회화책으로 표현을 익히고, 원서로 문장 감각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관계사처럼 자꾸 걸리는 부분은 원리부터 다시 이해해 보는 것, 이 조합이 저에게는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지금 관계사 앞에서 멈추고 계신 분이라면, 오늘부터 '근데 그게 뭐냐면' 한 마디를 속으로 붙여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